책은 또 하나의 무덤이다,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 무엇일 수 있는지 최유수작가의 두 번째 책. 존재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있다. 제주도에서 처음 최유수의 글을 만났다. 그가 쓰는 단어들과 주제 그리고 막연한 글의 흐름. 무엇보다 시와 글의 언저리에 맴도는 듯한 그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의 불완전함을 망망대해를 떠도는, 삶의 끝은 정해져있지 않음을 덤덤히 써내려간다. 기억이 유난히 남는 글은, 우리의 언어에 대한 글이었다. 개인이 하는 말과 행동 하물며 생각이 과연 그의 마음 안에서 나오는 것인지. 글을 읽으며 내 존재에 대한 생각을 깊게 더 깊에 하게 된다. 옳고 그름과 같은 흑과 백의 논리도 단어들도 믿을 수 없어진다. 내가 어디서 온 것인지, 내가 하는 행동이 내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인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