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또 하나의 무덤이다,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 무엇일 수 있는지 최유수작가의 두 번째 책. 존재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있다. 제주도에서 처음 최유수의 글을 만났다. 그가 쓰는 단어들과 주제 그리고 막연한 글의 흐름. 무엇보다 시와 글의 언저리에 맴도는 듯한 그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의 불완전함을 망망대해를 떠도는, 삶의 끝은 정해져있지 않음을 덤덤히 써내려간다. 기억이 유난히 남는 글은, 우리의 언어에 대한 글이었다. 개인이 하는 말과 행동 하물며 생각이 과연 그의 마음 안에서 나오는 것인지. 글을 읽으며 내 존재에 대한 생각을 깊게 더 깊에 하게 된다. 옳고 그름과 같은 흑과 백의 논리도 단어들도 믿을 수 없어진다. 내가 어디서 온 것인지, 내가 하는 행동이 내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인지. 작..
> 라바북스 앞, 예쁜 풀떼기 비가 추적추적오는 어린이날 오후에 우리는 제주에서 성산일출봉이 아닌 독립출판서점, LABAS 라바북스에 가기로 했다.언니는 예쁜 사진집이나 좋은 글귀를 읽는 걸 좋아하고 친구와 나는 그저 단어, 문장, 글같은 글자에 관한 거라면 다 좋아라하니 우리의 새로운 여정에 안성맞춤! 제주여행을 하면서 트립앤바이제주 라는 앱을 아주 유용하게 썼다. 그 앱에서 서귀포시 근처 좋은 장소로 추천이 있었는데 아주 마음에 들어서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바로 이동했다. 그 앱의 사진에 보면 약간 핑크빛의 건물인 느낌이었지만 실제로 보니 아이보리 타일로 되어있다. 나름 큰 건물에 가게가 여러 개 붙어있고 간판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눈 앞에 두고 아주 잠깐 헤멨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 눈에 들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