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épke / 아카이브앱크 성수 서울숲 브랜드쇼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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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형태의 가방 '플링백'으로 유명해진 아카이브앱크(Archivépke)가 성수동에 브랜드 쇼룸을 오픈했다. 지인들이 여기를 방문하고 올린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보면서한번 가보아야지 생각했는데, 이번 주말에 기회가 되서 다녀왔다. 쇼룸에서 전시를 시작해 제품만 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공간을 알차게 즐길 수 있었다.

 

  •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4길 7 (뚝섬역 8번 출구)
  • 운영시간: 매일 11:00 - 20:00
  • 전시기간: 10/28 ~ 11/30
주제는 'Things, According to My Taste chosen Exhibition(취향의 조각들)'로, 브랜드 컬렉션의 영감이 됐던 테마들을 전시했다. 아카이브앱크(Archivépke) 전시는 2층 규모, 7개 공간으로 구성했고 룸 곳곳에 페르소나의 취향이 묻어나는 오브제를 연출했다. 아카이브앱크의 페르소나가 실제 생활할 법한 집과 업무 공간의 중간 정도인 ‘아틀리에’ 형태로 꾸몄다. 추억과 시간을 보여주는 조각들이 모여 결국은 아카이브앱크 내면의 모습을 시각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찾아가다보면 성수동의 한 주택이 보인다. 갔던 시간이 오후 4시즈음이었는데, 노랗게 물든 햇빛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한다. 하얀색 긴 현수막을 보면 전시중인 걸 알 수 있다. 초록색의 반투명 아카이브 앱크 입간판과 쨍한 금빛이 아닌 약간 낡은 듯한 느낌의 문패에 시선이 간다. 

 

 

아카이브앱크 브랜드 쇼룸

 

 

things things things

 

 

아카이브앱크 아뜰리에

 

 

7개의 각 공간마다 공간에 대한 설명글이 있는데, 아래 이미지의 돋보기가 그 예이다. 조금 작은 글씨로 적혀져있어 글 위에 돋보기로 보면 읽기 편하다. 마치 다른 이를 탐구하는 느낌도 들고, 내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어떤 것을 관찰하는 기분이 든다.

 

 

아카이브앱크 아뜰리에

 

 

01. Entrance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안도의 숨이 시작된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소리....익숙한 소리가 공기 속으로 흩어진다.

 

 

 

 

 

제품을 보는 것 외에 착용해보거나, 신발을 신어볼 수도 있다. 아카이브앱크가 정사이즈보다 작게 나오는 편이라고 하는데, 성수동 아뜰리에에 와서 직접 신어보고 구매하는 것도 방법일 듯.

 

 

아카이브앱크 아뜰리에

 

 

1층 거실 공간은 화장대를 형상화해 내 안의 나를 표현하고 아름다움을 찾는 편안한 상태를 표현했다고 한다. 화장대에 루즈로 적은 듯한 글씨가 감각적이다. 마치 누군가의 책상을 표현한 듯, 여기저기 붙어있는 메모와 사진 조각들.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여러 물건을 쌓아두고 모아둔 듯한 공간이 있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공간에 대한 취향의 조각 글을 읽을 수 있다.

 

 

아카이브앱크 아뜰리에 전시 'things'

 

 

04. Stair

 

창문 밖 낱익은 풍경과 대조적인

생경한 언어의 문장들이 주는 자극은 언제나 짜릿하다.

 

마른 잉크의 냄새의 익숙함에 대비되는 물렁한 형태,

보들보들한 촉감과 다르게 날렵하게 버려진

칼날이 얇은 종이가 넘겨질 때의 소리까지

창문 턱에 놓인 모든 요소들은 

서로 정 반대의 성질을 지닌 채로 충돌하면서

이질적인 소리와 공명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마치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소리같다.

탐닉하고 싶은 모르는 것들에 관한 호기심이 솟아오른다.

 

종이 송세는 전혀 다른 언어로 적힌

어쩌면 똑같은 일상을 기술한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이다.

 

 

 

아카이브앱크 아뜰리에 전시 'things'

 

 

대형거울들과 옆의 선반에 올려진 제품들을 시착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아카이브앱크의 모든 공간은 누군가의 집에 들어와 집을 둘러보는 기분을 준다. 다른 브랜드 쇼룸과는 다른 아카이브앱크만의 특별한 경험이었다.

 

 

아카이브앱크 아뜰리에 전시 'things'

 

 

2층 창 밖으로 보이는 아카이브앱크 아뜰리에의 건너편 건물과 잔디밭. 짙은 갈색의 나무색과 짙은 갈색의 포스터들이 어우려져서 차분한 느낌이 든다. 아카이브앱크 제품은 전체적으로 화려하기보다 작은 디테일이 있는 깔끔한 디자인인데, 인테리어도 그런 느낌이었다.

 

 

 

 

2층 중간쯤에는 다이닝이 있다. 낯선 도시에서 즐기는 저녁과 같은 살롱 분위기를 표현했다고 한다. 쌓아둔 유리병들이 둥글게 도는 회전 접시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화려해보인다. 전시 공간 테마별로 제품들을 같이 디스플레이 해뒀다. 공간 안에 색감들이 아카이브앱크의 색상과 잘 어울린다. 

 

 

아카이브앱크 아뜰리에 전시 'things'

 

 

05. Dining

 

경험한 적 있는 맛과 씹어본 적 없는 질감,

상상할 수 있는 식감의 것들이 뒤섞이면 생각해본 적 없는 맛이 난다.

 

낯선 도시의 밤,

외로운 감정이 표표히 흐르는 낯선 테이블에 앉아

낯선 사람들과 낯선 음악을 들으며 낯선 저녁 식사를 한다.

자연스럽게 뒤섞인 것처럼 보일지 모를,

낯선 맛과 서투른 말투 그러나 익숙한 움직임이 반복된다.

 

서로에게 이방인인 채로 다른 언어로 같은 메세지를 주고 받는

기이한 밤의 테이블에 마주앉아 서늘한 위안을 얻는다.

 

 

 

 

2층의 가장 안쪽 공간으로 들어가면 가장 많은 제품들이 디스플레이된 공간이 나오다. 제품을 색으로 나누어 전시해뒀는데, 색감이 훌륭하다. 흔히 내기힘든 가죽색이 잘 표현된 것 같다. 아래 사진의 레몬색 부츠도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었다.

 

 

 

아카이브앱크 전시

 

 

점점 해가 지고 있어 창에서 비치는 햇빛이 가장 예쁠 시간이었다. 빈티지한 아카이브앱크의 브랜드 이미지도 예쁘다.

 

 

 

햇빛이 많이 들어와 약간 노랗게 나온 사진. 제품의 디테일을 찍고 싶었는데, 가방 끝부분의 박음질이나 가방에 달린 호박 보석과 같은 큼직한 컬러 악세사리가 같이 있는게 아카이브앱크 가방의 매력이다. 

 

 

아카이브앱크 가방

 

 

신발 바닥면에 엠보가 있는 게 예쁘다. 여러가지 색을 고민하다가 이번에 검은색에 굽없는 기본 신발을 구매했는데, 아직 안봤아봤지만 기대중. 굽있는 신발들은 위 사진안의 구두굽처럼 살짝 사선으로 틀어진 굽이 참 매력적이다. 

 

 

아카이브앱크 로퍼

 

Archivépke

 

 

 

 

공간 테마 중 하나라기보다 여기를 방문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곳의 취향을 담아갈 수 있도록 해둔 공간처럼 보이는 작은 방이 있었다. 

 

 

아카이브 앱크의 빈티지 인쇄물

 

 

 

다양한 빈티지한 인쇄물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놓은 공간이다. 쫄대 파일에 가져가고 싶은 인쇄물들을 담아서 자유롭게 가져가면 된다.

 

 

 

 

 

06. Storage

 

모래성처럼 쥐려고 하면 바스라지는 기억은

바짝 마른 일기장과 아마도 기분에 따라 충동적으로 골랐을 

쓸모와 상관없는 물건들 속에 박제되어 있다.

 

기억할 필요는 없으나 마주ㅏ면 자연스럽게 떠오를법한

익숙한 냄새와 촉감을 지닌 물건들은

화석처럼 단단하게 서랍 속에 말라 붙어 있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이런 것들ㅇ르 좋아했었다고,

그런 사람이 좋다고,

저런 걸 하고 싶다고,

오랫동안 다듬어진 취향이 세밀하게 담긴 물건들에는 

과거의 어떤 순간들이 켜켜이 쌒여있다.

 

거기에는 지나간 어떤 날들의 날씨와 계절과 기분과 촉감,

맛과 소리가 물건과 함께 부드럽게 반죽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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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앱크의 본질이자 페르소나인 취향을 모으는 여성의 소비와 보관, 그리고 기록으로 이어지는 일상의 나열. 취향은 마치 버터처럼 모든 순간에 발라져 있다. 연필을 고를 때, 치약의 맛을 고를 때, 여름 휴가지를 고를 때, 빨간색과 파란색 사이에서 마음이 헤매일 때에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취향이 발현된 선택은 곧 몸에 잘 맞는 것, 마음에 드는 것, 고심해서 고른 것, 메세지를 담은 것, 낯선 것 사이의 익숙한 것, 익숙한 것의 낯선 얼굴의 나열. 나의 경험이자 당신의 기억이기도 한, 그렇게 우리가 공유하고 공감하는 취향을 담은 조각을 나누어 꺼내 두었다.


아카이브 앱크는 네 시즌 동안
편안한 것들의 일상적 아름다움, 낯선 것들 사이에서 찾아낸 흠이로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 대륙과 언어, 성별과 계절을 관통하는 취향에 대한 각각의 해석이다.

 

 

성수동 쇼룸에서 온라인에서만 보던 제품들을 실물로 다양하게 볼 수 있다. 마침 전시 기간에 가서 그냥 제품만 보는 게 아니라 어떤 공간을 탐닉하듯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점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성수동에서의 따뜻한 주말의 오후.

 

 

 

Archivepke

여성들을 위한 파인테이스트 브랜드, 아카이브 앱크

archive-epke.com

아카이브앱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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