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인문/심리학) :: 센서티브 Sensitive, 일자 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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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느끼고 상상하고 창조하는 사람들, 센서티브




'어우 예민해터져가지고는' 이라는 말을 어머니께 자주 듣고 자랐다. 예민한 걸 숨겨야하는 줄 알았다. 

애써 쿨한 척 무덤한 척 하다가 습관이 되어 어떤 일은 지나치게 무덤하고 어떤 일은 원래 그랬듯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도저도아닌 성격이 되었다. 근데 또 이상하게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부터 성격이 무심했다. 내게 호의를 보이는 건지, 비꼬는 건지 구분하는 것을 불과 몇 년전까지도 못했으며 세상에 악의를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당연히 몰랐다. 별 일도 아닌 일에 걸고 넘어지는 사람이 세상에 무수히 많다는 걸 몰랐다. 어쩌면 너무 나만 생각했기때문에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하고. 복잡 미묘하다.


센서티브 서적을 처음 알게된 거는 페이스북의 광고글이었다. 이런 민감함에 대해 공유하는 친구가 있어서 한창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그 친구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책의 페이스북 링크를 그 친구에게 보내준 게 센서티브와의 인연이 되었다. 책을 읽는데, 나의 사용설명서를 읽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의 말투나 분위기를 습관적으로 읽어내는 것. 친절해야한다는 강박. 사람들과 어울릴 때 좋은 사람으로 그 분위기에 잘 어우러져야한다는 생각. 늘 스스로가 변덕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마저도. 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읽다가 밑줄을 긋고 또 긋고. 비록 센서티브의 책 끝에서는 조금 공감하지 못했지만, 앞부분에서 민감한 사람들의 여러 유형에 대해 얘기해주어 다양한 상황에 나를 넣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센서티브를 읽고 난 뒤부터 스스로에게 난 오늘 탈진해버릴 예정이다. 탈진했다. 라는 말을 곧잘 쓰게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니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인지 왜 지치는지 기분이 저조한지에 대한 이유를 스스로에게 명확하게 답을 내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어마한 심리학 서적은 아니다. 뻔하다. 하지만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건 유난스럽게 예민하다.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면 피곤하지 않냐는 둥, 가끔 공허하고 삶에서 혼자 붕떠버린 기분이 드는 내게, 괜찮아 넌 이대로도 괜찮아. 정말 괜찮아 라고 위로의 단어를 천천히 얘기한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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