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은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몽상가들 2014년에 9년만에 재개봉했던 어떤 영화인지 모르고 봤다. 아무런 기대감없이 영화를 보는 건 마치 공허한 공간에 발길질을 하는 기분이 든다. 그 만큼 뭐가 부딪힐지도 뭐가 나타날지도 몰라 두려움 반 기대감 반이었다. 끝없이 에펠탑을 내려가는 카메라씬이 나오면서 시작되는 영화감독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이탈리아출신 감독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하면 많은 상을 수상한 감독이라고 한다. 요즘들어 영화를 자주 보면서 감독이 궁금해졌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감독한 다른 영화에서는 대담한 성적묘사로 논란이 있었다고도 한다. 에서는 60년대의 영화광들이 나온다. 영화관과 같은 '시네마테크'라는 곳이 없어질 위기에 프랑스의 영화광들의 대대적인 시위와 더불어 일반일도 가세..
아아 롤-리-타, 롤리타 달콤했다. 사실 초반부를 읽을때는 늘 그렇든 어떠한 지식없이 읽기 시작해서 무슨 내용인지 당최 알 수가 없었고, 이상한 아동성애자가 주인공이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고전문학의 묘미를 알게되었는데, 내가 일상에서 쓰는 롤리타 콤플렉스의 어원이 이 책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또한 인상깊었던 것은 작가가 말하기를 본인은 교훈을 주는 책을 쓰지도 읽지도 않는다고 말하며 롤리타는 오직 심미적 희열을 위한 책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난 이 책을 덮기 직전 작가의 해설, 즉, 심미적 희열이라는 말이 깊이있게 공감하였고 감탄하였다. 애초에 괴물이 나오고 속된말로 지저분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방식이 아닌 사랑을 하고, 표현하는 하는 것에 마음을 열지 아니하면 굉장히 읽기 거북한 소설이라..
더 많이 느끼고 상상하고 창조하는 사람들, 센서티브 '어우 예민해터져가지고는' 이라는 말을 어머니께 자주 듣고 자랐다. 예민한 걸 숨겨야하는 줄 알았다. 애써 쿨한 척 무덤한 척 하다가 습관이 되어 어떤 일은 지나치게 무덤하고 어떤 일은 원래 그랬듯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도저도아닌 성격이 되었다. 근데 또 이상하게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부터 성격이 무심했다. 내게 호의를 보이는 건지, 비꼬는 건지 구분하는 것을 불과 몇 년전까지도 못했으며 세상에 악의를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당연히 몰랐다. 별 일도 아닌 일에 걸고 넘어지는 사람이 세상에 무수히 많다는 걸 몰랐다. 어쩌면 너무 나만 생각했기때문에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하고. 복잡 미묘하다. 센서티브 서적을 처..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멍청한 여자들에 대해 들어왔다.위험한 남자들보다, 멍청한 여자들에 대한 경고를 더 많이 들어왔다, 괜찮은 사람. 어릴 때 난 시골가는 게 가장 싫었다. 시골에 가면 낮은 식탁에서 쭈구려서 밥을 먹는 엄마와 여자어른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잘 보이지 않는 안쪽 부엌에서 일하는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거나 거실에서 얘기하는 아빠 곁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왜 이곳에 있어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우리가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그게 답이 되어주지 않았다. 하루는 괜히 제사할 때 작은 방에서 나가기가 싫었다. 그리고 제사가 끝나고 나갔을 때 나갔지만 날 찾았던 사람, 찾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때의 공허함은 선명하다. 아마도 모두 바빴기 때문이겠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내게 제사의 의..
사랑은 사실 어딘가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지는 것, 어바웃 타임 다른 영화를 볼 수 있었지만 한 번 봤던 '어바웃타임'을 두 세번 더 봤다. 가만히 틀어놓고 책을 읽거나 잠들기전까지 영화 소리를 들으면서 잠에 들었던 이번 주말은 정말 소중했다. 평소에 누가 뭐라고 하든 안 하든 스스로 주변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 자기 전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자면 이상하게 기운이 쭉 빠져버렸다. 그런 매일을 5일 보내고나면 늘 사색의 시간이 필요했고 상상했던 그대로의 이번 주말은 더 특별했다. 원래 주말계획은 이러지 않았는데 부산에 가야했지만 몸이 나른하고 피곤한지라 결국 집에서 쉬기로 결정하고 아침 11시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고 일어나 아침밥을 차려놓고 어바웃타임을 두 번, 잔잔히 흐르는 흐름과 비현실적이지 않은 잔..
> 라바북스 앞, 예쁜 풀떼기 비가 추적추적오는 어린이날 오후에 우리는 제주에서 성산일출봉이 아닌 독립출판서점, LABAS 라바북스에 가기로 했다.언니는 예쁜 사진집이나 좋은 글귀를 읽는 걸 좋아하고 친구와 나는 그저 단어, 문장, 글같은 글자에 관한 거라면 다 좋아라하니 우리의 새로운 여정에 안성맞춤! 제주여행을 하면서 트립앤바이제주 라는 앱을 아주 유용하게 썼다. 그 앱에서 서귀포시 근처 좋은 장소로 추천이 있었는데 아주 마음에 들어서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바로 이동했다. 그 앱의 사진에 보면 약간 핑크빛의 건물인 느낌이었지만 실제로 보니 아이보리 타일로 되어있다. 나름 큰 건물에 가게가 여러 개 붙어있고 간판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눈 앞에 두고 아주 잠깐 헤멨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 눈에 들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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