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치란건 뭘 받느냐가 아니라 뭘 해줄 수 있는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영화의 표현과 영상이 굉장히 특색있어서 처음부터 흐름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주인공은 마츠코, 시간의 흐름은 그녀의 조카인 쇼를 통해 보여진다.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면서 살아가는 마츠코를 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저렇게까지 처절하게 타인을 위해 사는 게 가능한 걸까. 다른 이의 미움을 받거나 아니면 사랑받지 못하거나 하는 것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일일까.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사는 마츠코의 모습은 영 공감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지금 사랑받고 살고있어서 사랑의 결핍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츠코는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유난히 사랑받..
첫사랑이 과연 아름답기만 할까, 너의 결혼식 첫사랑이 없어서 아픈 첫사랑에 대한 얘기도, 아름다운 첫사랑에 대한 얘기도 마냥 부럽기만 하다. 어릴 적 생각할만한 사랑이야기를 가졌다는 게 그 사실만으로 그 사람의 삶이 가득차보이기 때문이다. 너의 결혼식은 마치 혜리가 주연으로 나왔던 응답하라시리즈를 떠올리게 만든다. 매번 타이밍을 잡지 못해 결국 혜리를 놓치던 류준열처럼. 영화 속에서 잡을 듯 잡히지 않은 승희를 우연이는 오랜시간 쫓아간다. 영화 글을 쓰기 전 다른 평을 대충 봤는데, 결말에 대한 말이 많더라. 근데 난 결말때문에 이 영화가 좋았다. 사실 서로에게 상처받았지만 서로로 인해 각자 성장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된 것을 서로가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걸 뒤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그 생각의 흐..
가족에 대하여, 딸에 대하여 얼마 전, 어머니랑 친구랑 셋이서 와인과 함께 밤새 얘기했다. 그 때 어머니는 자식이란, 그리고 또 딸이란 내게있어 분신과도 같다고 생각했다고. 이 마음을 떼어놓고 이 아이가 하나의 존재, 자아라는 것을 인정하고 제멋대로 자기 생각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시간이 꽤 길었다고 얘기하셨다. 그 과정을 애써 모른 척하고 나를 떼어놔주길 기다렸던 딸로서...이 책 안에서 의견이 항상 갈려 다투는 어머니와 딸에 계속 나의 어머니와 내가 생각났다. 오직 내가 하고싶은 미래에만 집중했을 때, 내 인생은 내 것인데 왜 사람들이 가타부타 말을 덧댈까. 그런 고민을 했던 적이 더러있었다. 산다는 건 사람들과 뒤엉켜 같이 살아가는 거다보니 자연스레 가까운 사람은 ..
시작있는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지, 매트릭스 21세기에 모두가 열광했던 AI의 탄생은 인간의 현실의 삶을 잠식한다. AI에 저항하기 위해 태양열에너지를 파괴했던 인간은 하늘마저 잃어버리고 기계는 인간의 온도와 발생에너지를 원동력삼아 에너지를 생산한다. 인간은 사람이 아닌 건전지의 삶을 살며 그 속에 꿈을 꾼다. 2000년대 초반에 사는 그들은 맛을 느끼고 냄새를 맡고 행동하고 다치고 죽음까지 겪는다. 이 모든 것은 진짜 현실이 아닌 원해서 만들어낸 현실이다. 믿고싶은 것만 보며 현실이 아닌 곳에서 살고있는 사람을 구해내기위해 행동하는 사람들. 1999년 만들어진 영화지만, 이 영화를 지금 보니 21세기 인공지능에 열광하는 세대에 살고 있는 나를 정확하게 예견이라도 한 듯 보였다.영화의 세계관에 품..
남자가 여자를 만났다. 남자가 사랑에 빠졌다. 여자는 그러지 않았다, 500일의 썸머 영화에 대한 극찬과 비판을 무수히 듣고 난 후 영화를 봐서인지 더 자세하게 그들의 말이나 행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썸머는 못됐다. 톰을 가지고 놀았다라는 입장이었는데, 가만보면 톰은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이 말은 본인이 보고자하는 좋아하는 썸머의 모습에만 집중하고 썸머가 정작 어떤 걸 좋아하는 지에 대해 집중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톰을 사랑하는 썸머는 그런 톰을 알면서 여러 번 관계의 방향을 바꾸고싶어했지만 잘 되지않았다. 마지막까지 톰을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결혼하고도 톰이 좋아하는 벤치에 가서 기다리는 행동들을 보인다. 그녀가 그때 톰에게 했던 말은, 지금의..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찾고있어, 너의 이름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되게 오랜만에 봐서그런지 일단 도입부 밴드가 설레서 좋았다. 신카이마코토 감독 작품은 내 주위 지인들이 입을 닳도록 추천했던 작품이라 꼭 한번 보고싶었다. 다운로드 받아놓고 이제서야 보다니... 캐릭터간의 감정묘사라던지 그들이 하는 대사가 잔잔하면서 강렬한 느낌이라 좋았다. 뭔가 애니메이션이라면 섬세하게 감정선을 표현하는 게 쉽지가 않기도 하다는 인식이 있다. 뭔가 기쁜 표정과 슬픈 표정은 정해져있는 느낌... 그리고 둘은 대조적인 성격으로 나오는데 그 점도 뭔가 같은 상황에서 행동할 수 있는 다양한 양식을 보여주는 것 같았고?난 영화에서 다른 것보다 그냥 상상일지도 모를 그 사람을 위해 여정을 시작하는 타키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만나본..
내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걸 모르는 눈빛이에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니까, 쉐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서 말하는 사랑의 의미는 남녀의 사랑보다 더 큰 의미인 사람과 사람간의 사랑을 얘기한다. 영화 내에서 인종차별과 직업의 귀천 등 평등을 위한 대화들이 많다. 일라이자에게 변태적인 관심을 보이고 일명 자산(내가 본 영화의 변역)이라고 불리는 수중 괴생명체를 지속적으로 고문하는 그의 집과 가정에 대한 묘사는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럽지 않은 구석이 있다. 그에 반해 일라이자와 그의 친구는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사랑한다. 대조적인 캐릭터들로 평등과 사랑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일라이자의 목에 있는 상처는 결말에서 다른 의미로 변한다. 추측하는 여러 해석들을 찾아봤는데 결론은 일라이자는 인어공주..
내가 널 사랑하고 내가 널 기억할거야, 안녕 헤이즐 우리 모두는 기억되길 바라지만 헤이즐은 달라요. 헤이즐은 달라요. 그녀는 몇백만의 팬을 원하지 않아요. 다만 한 사람을 원하죠. 그 사람을 가졌구요. 어쩌면 오래도록 사랑한 건 아니지만 깊은 사랑은 했어요.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사람들로 부터 상처를 받을지 안받을지를 우리가 고를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사람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많은 게 결정된다. 가족과 환경 그리고 이미 가진 기본적인 건강상태. 그리고 자라면서 생기는 피할 수 없는 어떤 일들, 아무리 건강하게 생활한다고 해도 희귀병은 갑작스레 오고 암이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번지기도한다. 그것들을 운명이라부르며 그 안에서 삶을 만들어가는 건 각자의 여정이 되는 거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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